트로트는 단순한 ‘올드한’ 음악 장르가 아닙니다.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한국 대중음악의 뿌리이자, 사회적 변화와 정서를 함께 반영해 온 음악사적 상징입니다.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아온 트로트의 역사를 이해하면, 단순한 유행을 넘어 문화적 깊이와 가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트로트의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변천 과정을 시대별로 정리합니다.

1. 1930~1950년대 – 트로트의 탄생기
기원과 형성
일제강점기 말기 일본 엔카와 서양 스윙음악, 블루스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요나누키 음계’(일본 5음계) 기반의 멜로디를 사용하며 이난영(목포의 눈물), 남인수(감격시대) 등의 가수가 활동했습니다.
특징
비극적이고 애절한 가사
민족적 아픔과 억눌린 감정이 담긴 음악
이 시기 트로트는 민족의 정서와 항일 감정이 뒤섞인 감성의 출발점이었습니다.
2. 1960~1970년대 – 전성기와 대중화
변화와 확산
6.25 전쟁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서 서민의 감성을 대변하며, 박재홍, 이미자, 남진, 나훈아 등 대형 가수들이 등장하면서 트로트의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대표곡
이미자 – 동백아가씨
나훈아 – 홍시, 무시로
남진 – 님과 함께
특징
이별, 인생, 가족 등 보편적 감정을 노래하며, 라디오와 TV를 통해 국민 음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3. 1980~1990년대 – 트로트의 세대 고착화
새로운 대중음악의 등장과 경쟁
포크, 발라드, 댄스, 록 등 다양한 장르가 인기를 끌며 트로트는 중장년층 음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 가수
김연자 – 아모르파티
주현미 – 짝사랑
설운도 – 사랑의 트위스트
특징
중장년층 전용 장르로 고정
TV 쇼 중심의 소비 지속
4. 2000~2010년대 – 정체기와 리바이벌 시도
세미 트로트의 등장
장윤정의 ‘어머나’를 시작으로 트로트의 대중화가 재시도되었으며, 박현빈, 금잔디 등 젊은 가수들이 등장했습니다.
대표곡
장윤정 – 어머나
박현빈 – 샤방샤방
금잔디 – 오라버니
특징
트로트에 댄스, 발라드, 재즈 요소를 결합한 세미 트로트가 등장
젊은 감성을 접목해 트로트의 이미지 개선
5. 2020~현재 – 트로트의 제2의 전성기
미스터트롯, 미스트롯의 흥행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대가 즐기는 장르로 부상했습니다. 임영웅, 송가인, 영탁, 정동원 등 다양한 세대의 스타가 대거 배출되었습니다.
특징
유튜브, SNS, OTT 등 디지털 플랫폼 중심 소비
중장년층 팬덤과 젊은 세대의 유입이 공존
감성 트로트, 발라드 트로트, 퓨전 트로트 등으로 다양화
대표곡
임영웅 – 사랑은 늘 도망가
송가인 – 엄마 아리랑
영탁 – 니가 왜 거기서 나와
트로트는 왜 이렇게 오래 사랑받을까?
공감 가는 이야기
사랑, 이별, 가족, 인생을 담은 가사는 모든 세대에게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부르기 쉬운 멜로디
반복적인 리듬과 꺾기 창법은 따라 부르기 쉽고 중독성이 높습니다.
무대 중심의 장르
직접 부르고 듣는 무대형 음악으로 확장성이 높습니다.
감정 중심의 창법
진심이 전해지는 창법은 깊은 감동을 전달합니다.
마무리
트로트는 단순한 장르가 아닌,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함께 성장해 온 음악입니다. 사회 변화, 감정, 문화가 모두 녹아든 트로트는 단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도 새롭게 진화하고 있는 살아 있는 대중 예술입니다. 그 역사와 흐름을 알고 들으면, 한 곡 한 곡이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올 것입니다.